



수녀원 소식
지금, 성가소비녀회에서 알려드립니다.밤중에 빛나다 (총장 유 엘리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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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가소비녀회 | 조회수 199 | 작성일 2025.06.05 |
밤중에 빛나다.
총장 유 엘리사 수녀
UISG 제23차 총회가 2025년 5월 5일부터 9일까지 로마의 에르지페 팰리스 호텔에서 "축성 생활: 변모를 가져오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75개국의 950여명 이상의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UISG 이사회는 제23차 총회를 위해 2023년 11월부터 총회 준비의 여정을 경청, 성찰, 확정, 실현, 공유의 5단계로 구성하고 진행해 왔습니다. 총회 준비는 UISG의 공동체적 리더십을 강화하고, 여성 수도자들이 교회와 세계 안에서 예언자적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여정이었습니다. UISG 총회 일정은 2022-2025년 보고, 향후 6년간의 UISG 전략 계획, 여러 주제 강연들, 배제와 고통의 변방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활동 소개, 질의응답과 피드백, 대륙별 모임, 각 테이블에서의 나눔과 발표, 미사 등 다양하게 구성되었습니다. 총회는 ‘성령 안에서의 대화’의 방식으로 진행되어 모든 순간마다 나, 너, 우리들의 이야기 안에서 말씀하고 계신 성령께 깊이 귀를 기울이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UISG 창립 60주년과 희년을 맞이하는 해에 열리는 이번 총회는, 축성 생활에 대한 성찰과 식별의 시간을 가지며 함께 미래를 향해 새로운 수도생활의 길을 열어가는 자리였습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종을 잃은 충격과 새 교종에 대한 기대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가톨릭교회에 쏠린 중요한 순간에 총회가 열려, "축성 생활: 변모를 가져오는 희망"이라는 총회 주제를 더욱 의미 있게 했습니다. 더불어 하느님 백성의 목자로 레오 14세 교종을 세우시는 교회 역사의 특별한 순간을 총회 동안에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UISG는 총회 준비에서 전 세계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2025-2031년 회기 동안 여성 수도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고 식별하는 가운데 다섯 가지의 깊은 부르심을 들었습니다. 첫 번째 부르심은 “수도생활 그 자체를 우선순위에 두기”입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지금의 현실 에 뿌리를 내리고, 미래를 식별하고 구상하며 새로운 것을 살아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라는 부르심입니다. 두 번째 부르심은 “교회를 풍요롭게 하기”입니다. 우리는 믿음의 여성으로서, 여성 수도자들 전체를 대표하여 여성의 존재와 복음적 통찰이 교회 안에서 목소리를 내고, 특히 시노드 과정에서 기여하여 교회를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부르심은 “예언적인 목소리로 계속해서 나아가기”입니다. 분열되고 고통받는 세계 속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의 주변에서 함께하며 이들을 대신하여 말하고 행동하는 예언자의 사명을 지속해 가라는 부르심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변두리로 나아가는 예언자로 존재하며” 생명과 정의, 생태, 평화, 형제애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 부르심은 “사명에 맞추어 나아가기”입니다. UISG가 세계 여성 수도자 조직으로서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조율하며, 다양한 세계적 회원들의 필요에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필요를 가진 UISG 구성원들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환대받는 구조로 변화하며, “더 많은 상호책임성과 소속감이 살아 있는 구조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부르심은 “실천 방식”입니다. UISG의 모든 여정과 활동을 식별에 기초하여 시노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그 영성에 기반하여 진행합니다.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부상하는 것에 개방하며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함께, 성령의 이끄심 안에서”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깊은 부르심은 시노달리타스의 과정을 통해 소비녀들이 이미 하고 있거나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미래의 수도생활에 확신을 주며, 소비녀들의 관점과 활동을 보다 더 확장시켜 나가도록 깊은 성찰과 영감을 줍니다. 이 부르심에 응답해야 여성 수도자들의 시간을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 부서의 장관이자 콘솔라타의 선교사인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님은 다음과 같이 비유했습니다.
"우리의 시간은 밤과 같습니다. 달이 빛나는 것은 밤입니다. 달은 압도하거나 눈먼 것이 아니라, 별들 사이에 존재하고, 다른 별들과 함께 하늘에 존재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여성 수도자들이 주님을 향할 때에 빛을 발하는 것처럼, 달은 그 자신의 빛이 아닌 빛을 반사할 뿐입니다. 또한 밤은 어둠만이 아닙니다. 밤은 창의성, 직관, 탄생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부활절 밤과 마찬가지로, 이 시기는 작고 연약하지만 희망으로 가득 찬 새로운 생명을 위한 노동의 시간입니다.”
시모나 수녀님은 밤을 두려워하는 세상에서 축성 생활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희망이 싹트며, 예언이 구체화 되는 곳임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더불어 축성 생활이 오늘날 어떻게 교회와 세상 안에서 변모를 가져오는 희망의 표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해주었습니다. 이미 수녀님들께서 경험하고 계시지만 어둠 속에서 생명의 끈을 던져 주는 우리들의 친교와 연대의 행동이야말로 희망이며 변모를 가져오는 힘입니다. 이는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봉헌된 여성들로서, 겸손한 순례자로서, 성 금요일의 성모님처럼, 십자가 위에서 고통받고 계신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UISG 총회를 통해 이미 우리를 변모시키고 있는 희망의 표지인 “복음의 상징”을 전 세계의 변방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계신 많은 수녀님들과 그 곳에서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삶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세계의 여성 수도자들은 총회를 마치면서, 아직 성령께서 이루실 놀라운 일들이 펼쳐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감지하며 다음과 같은 다짐을 선언하였습니다.
평화의 여성으로서, 꿋꿋한 회복력을 지니고, 십자가 아래에 서서, 세상이 겪는 아픔에 용기를 내어 슬퍼하고, 때로는 우리 삶을 온전히 바치기까지 자신을 봉헌하고자 합니다. 변경에 선 여성으로서, 배제와 차별을 거부하고 거부당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현존이 됩니다. 밤에 경계를 서는 여성으로서, 달처럼 빛을 반사하고 별들로 하여금 주변을 비추도록 합니다. 밤은 특전을 부여받은 시간, 가장 깊은 차원에서 조용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자 탄생의 시간, 새로운 희망의 새벽을 여는 시간입니다. 시노드 정신을 사는 여성으로서, 복음적이고 포용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우리가 사는 공동의 집에 걸맞는 조화로운 의복을 짜서, 피조물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도록 합니다. 여성 예언자로서, 나이 들고 질병과 상처를 품고 있지만 희망의 표지가 되어 기다리고 기도하는 삶을 삽니다.
우리는 밤에 경계를 서는 주님의 작은 여종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자신 안에 희망을 자라게 하여 희망의 새벽을 여는 여성 예언자로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길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받을 은총에 모든 것을 걸기”(1베드 1,13)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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